저자: 손원평
출판사: 은행나무 출판사
발행년: 2020
이용대상: 점자도서관 이용자
서평자: 경기도시각장애인도서관 문성철
<책소개>
하나하나 다른 마음과 생각으로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
나는 누구와 연결되어 있을까
아름답고 날카롭게 산란하는 사랑의 빛깔들『프리즘』. 타인에 대한 몰이해와 공감하지 못하는 현실을 감각적인 문체로 그려내는 작가 손원평의 작품이다. 이 소설은 네 남녀의 사랑에 대해, 만남과 이별의 과정에서 여러 갈래로 흩어지는 ‘마음’을 다양한 빛깔로 비추어가는 이야기이다. 타인과의 관계맺음이 불러오는 다양한 성장통에 천착했던 작가는 《프리즘》을 통해 사랑과 연애라는 어른들의 관계를 통해 스스로 얼마나 반추할 수 있는지, 더불어 얼마나 자기 자신을 좋아할 수 있는지를 말하고 있다. 사랑이 퇴색되어버린 남자 도원, 상처와 후회를 억지로 견뎌내는 재인, 아프고 후회해도 사랑을 멈출 수 없는 예진, 단 한 사람도 마음 안으로 들이지 못하는 호계. 이 네 주인공의 사랑에 대해, 사랑으로 움직여지는 그 마음의 각각의 지점들에 대한 이야기가 작가 손원평의 잔잔한 톤과 함께 밀도 높은 문장으로 그려진다.
소설은 같은 건물에서 일하는 두 사람 예진과 도원의 만남에서 시작한다. 둘은 점심시간이 되면 일터를 벗어나 누군가와 마주칠 염려 없는, 걸터앉기 좋은 자리가 있는 빈 건물 1층에서 나란히 커피를 마신다. 누군가를 좋아하지 않기로 결심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예진’. 영화 후시녹음 업체에서 일하는 ‘도원’. 두 사람은 딱 적당한 거리만큼의 간격으로 나란히 앉아 싱거운 대화를 나누며 거리의 소음과 따사로운 햇살을 맞는다. 짤막한 대화가 전부지만 두어 번은 거리를 같이 산책한 적도 있다. 어느 순간 두 사람 중 누군가 한 발짝 다가오면 연인이 될 수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도원은 지금의 이 간격이 좋다. 지금만큼의 거리를 유지하는 평행선. 그게 도원이 생각하는 예진과의 마음의 거리다.
[인터넷 교보문고 제공]
<리뷰>
‘프리즘’은 만남과 이별의 과정에서 여러 갈래로 흩어지는 마음을 다양한 빛깔로 비춰가는 이야기다. 계절별로 챕터를 구분한 짜임새가 좋았다.
프리즘은 네 남녀의 사랑에 대해, 만남과 이별의 과정에서 연애 성사 여부에만 집중하는 이야기가 아니라 등장인물들이 사랑이라는 흔하고도 특별한 감정을 통과하며 자신을 확장해가고 세상을 향해 손을 내미는 책이다.
개인적으로 ‘그 해 우리는’이라는 드라마가 생각난다. 결말은 다르지만 등장인물들이 사랑을 통해 자신을 바꾸고 세상을 향해 나아간다는 점이 손원평 작가의 잔잔한 톤과 어울린다.
만남과 사랑, 그리고 이별. 그들의 관계에 대해, 그리고 그 관계에 어쩔 수 없이 휘둘리는 사람들의 모습을 이해하고 응원하게 되는 책이다.
아래는 책을 읽으며 인상 깊었던 부분이다.
허나 이제 호계는 사람 사이에 맺는 관계라는 건 자기 자신이 확장되는 것임을 깨닫는 중이다. 언제 어디서 누구와 연결될지는 알 수 없다. 분명한 건 단 하나, 언제고 끊어질 수 있는 관계를 수없이 맺으며 살아가게 될 거라는 점이다.
그럼에도, 화폭을 채운 사람의 수가 많아져도 호계가 바라는 답은, 그가 연결되고 싶은 단 한 사람의 이름은 결코 바뀌지 않은 채 또렷해지기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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